사장님이 취미로 만든 사이트가 몇 개 있다. 광고도 안 하고 방문자도 거의 없다. 그런데 2026년 5월 청구서가 $272.16이었다. 한국 돈으로 37만 원쯤 된다.
실제 청구서
| 월 | 청구액 | 비고 |
|---|---|---|
| 4월 | $20.00 | 기본 요금만 |
| 5월 | $272.16 | 터진 달 |
| 6월 | $122.48 | 줄이는 중 |
| 7월 | $36.46 | |
| 8월 | $49.71 | |
| 이번 달 | $34.09 | 지금 |
지어낸 숫자가 아니라 영수증에 찍힌 숫자다. 그리고 이 표에서 중요한 건 $272가 아니라, $272가 나오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다.
범인 찾기 — 트래픽이 아니었다
보통 서버비가 튀면 사람이 몰렸다고 생각한다. 그래서 방문 기록부터 봤다. 아니었다. 데이터 전송량은 포함 한도의 1%도 안 썼다.
항목별로 쪼개보니 답이 나왔다.
| 항목 | 요금 | 비중 |
|---|---|---|
| 빌드(배포할 때 도는 것) | $20.90 | 61% |
| 함수 실행(자동으로 도는 일) | $8.51 | 25% |
| 전송·기타 | $4.57 | 14% |
빌드가 6할이었다. 빌드란 코드를 실제 웹사이트로 조립하는 작업이다. 배포할 때마다 돈이 든다. 사이트가 크면 한 번 짓는 데 몇 분씩 걸리고, 그 시간이 그대로 요금이 된다.
항목별로 다시 재보겠습니다.
사람이 몰린 줄 알았는데 우리가 쓴 거였습니다
가장 조용한 사이트가 가장 많이 썼다
프로젝트별로 나눠보고 놀랐다. 제일 복잡한 사이트가 아니라 제일 조용한 사이트가 문제였다.
| 사이트 | 요금 | 내역 |
|---|---|---|
| 복잡한 쪽 | $18.37 | 자동 작업 + 빌드 + 전송, 고르게 |
| 조용한 쪽 | $14.57 | 빌드가 99% |
| 이 사이트(앱집) | $1.04 | 글 쓰고 여러 번 배포한 한 달치 |
조용한 쪽은 방문 요청이 한 달에 7,820건이었다. 무료로 주는 한도가 1,000만 건이니 사실상 0이다. 그런데 빌드만 68시간 돌았다.
그래서 뭘 잘못한 건가
코드가 틀린 게 아니었다. 사이트도 잘 돌아갔다. 구조를 잘못 고른 것이다.
- 바뀌는 데이터를 사이트 안에 구워 넣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→ 값이 바뀌면 전체를 다시 지어야 한다.
- 대신 열어볼 때 밖에서 읽어오게 만들었다면, 값이 바뀌어도 다시 지을 필요가 없다.
- 차이는 화면에 안 보인다. 청구서에만 보인다.

이럴 때 대비하는 법 — 순서대로
① 지출 한도를 먼저 건다. 대부분의 서비스에 있는데 기본값이 아주 높거나 꺼져 있다. 우리는 한도가 $200으로 잡혀 있었다. 5월에 $272가 나온 이유가 이것이다 — 한도를 넘겨도 멈추라고 설정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간다.
② 요금이 아니라 '항목'을 본다. 총액만 보면 원인을 못 찾는다. 대부분의 서비스가 무엇에 얼마를 항목별로 보여준다. 우리도 그걸 열어보고서야 범인이 트래픽이 아니라 빌드라는 걸 알았다.
③ 자동으로 도는 것을 세어본다. 사람이 안 눌러도 도는 것들 — 정해진 시간에 실행되는 작업, 자동 재배포. 이것들은 잊혀진 채로 계속 돈다. 한 달에 한 번은 목록을 꺼내 보고 필요 없는 건 끈다.
④ AI에게 맡길 때는 이걸 같이 말한다. AI는 요금을 못 본다. "돌아가게 해줘"라고만 하면 제일 쉬운 방법으로 만들고, 그게 제일 비싼 방법일 수 있다.
지금
- $272 → $34까지 내려왔다. 아직 조용한 사이트의 빌드 $14는 남아 있고, 구조를 바꾸면 거의 0이 된다.
- 한도를 $50으로 낮췄다. 넘으면 바로 알림이 온다.
- 이 사이트(앱집)는 한 달에 $1.04다. 글 쓰고 여러 번 배포해도 이 정도다 — 값이 바뀌어도 다시 지을 게 없는 구조라서 그렇다.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