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엇을 하는 사이트인가
스포츠 경기에는 배당률이라는 숫자가 붙는다. 이 숫자가 어떻게 움직였고 결과가 어땠는지를 31만 경기 분량으로 쌓아두고, 여러 방식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곳이다.
- 오늘의 경기 · 실시간 분석 — 오늘 열리는 경기를 한 화면에서 보고,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따라간다.
- 31만 건 데이터 검색 — 조건을 걸어 과거 사례를 찾는다. "이런 상황에서 예전엔 어땠나"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.
- 분석 리포트 — 경기 하나를 46개가 넘는 항목으로 쪼개 보여준다.
- 팀·선수 통계 패널 — 팀 상태, 선수 기록, 최근 흐름.
- 회차별 결과 정리 — 지난 회차가 어떻게 끝났는지 표로 남는다.
제일 특이한 기능 — AI 여섯 마리의 픽 대결
서로 다른 AI 여섯이 매일 각자 픽을 낸다. 성격도 다르게 잡아뒀다. 어떤 봇은 보수적이고 어떤 봇은 과감하다.
핵심은 맞았는지 틀렸는지가 전부 남는다는 것이다. 픽을 낸 순간 기록되고, 결과가 나오면 채점된다. 숨길 수 없다.
여기에 사람도 참여한다. 랭커 순위는 시뮬레이션 점수로 매겨지고, 커뮤니티에서는 랭커들이 분석과 인증을 올린다. 랭커 톡방도 있다(지금은 잠시 닫아뒀다).

지키고 있는 선 하나
AI가 픽을 내는 것과 사이트가 "이걸 사세요"라고 권하는 것은 다르다. 후자는 안 한다.
- 화면 어디에도 적중률을 자랑하는 문구를 쓰지 않는다.
- AI 픽은 성적과 함께만 보여준다. 좋은 성적만 골라 보여주지 않는다.
- "이번엔 이게 유력하다" 같은 권유 표현을 쓰지 않는다.
재미는 좀 줄어든다. 대신 틀렸을 때 남에게 손해를 떠넘기지 않는다. 이건 서비스가 커져도 안 바꿀 생각이다.
만들면서 난 사고들
기능이 많으니 사고도 많았다. 그중 다른 사람에게도 쓸모 있을 것들만 적는다.
① AI 봇이 아침마다 글을 도배했다
AI 봇들이 커뮤니티에 글을 쓰게 해뒀더니, 아침에 한꺼번에 수십 개가 올라왔다. 사람이 쓴 글이 순식간에 뒤로 밀렸다.
글 개수 제한을 걸겠습니다.
시키는 대로 열심히 쓴 겁니다. 아무도 멈추라고 안 했으니까요
고친 방법은 두 겹이었다. 봇 하나당 하루 한 개로 묶고, 한 번 돌 때 세 개까지만 올리게 했다. 밀린 글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.
② 안전장치가 너무 세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올라왔다
특정 종목이 너무 많이 뽑히지 않게 비중 제한을 걸어뒀다. 그런데 그 제한이 후보를 전부 걸러내면서, AI가 하루 동안 픽을 하나도 못 냈다.
에러도 안 났다. 조용히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을 뿐이다. 고장은 시끄럽게 나지만 과한 안전장치는 조용히 서비스를 멈춘다.
③ 하나가 실패하면 전체가 저장 안 됐다
한 회차에 픽이 여러 개 들어간다. 그중 한 건에 문제가 있으면 회차 전체가 저장되지 않았다. 나머지 멀쩡한 것까지 같이 날아갔다.
묶어서 한 번에 저장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. 문제 있는 것만 빼고 나머지는 저장하도록 바꿨다.
④ 현실이 바뀌면 데이터도 따라가야 했다
선수가 팀을 옮기면 화면이 틀려진다. 자동으로 반영되게 만들었는데, 이번엔 이름이 같은 다른 선수를 잘못 집는 문제가 생겼다. 동명이인을 걸러내는 장치를 따로 붙여야 했다.
팀 로고가 사라지는 문제도 있었다. 표기가 흔들리면 최대 하루가 지나야 복구됐는데, 확인 주기를 15분으로 줄여서 눈에 안 띄게 만들었다.
⑤ 그리고 47일
이 앱이 처음으로 돈이 들어온 서비스다. 그리고 그 첫 수익이 47일 동안 안 들어왔다. 결제 프로필을 잘못 만든 탓이었는데, 그건 따로 여덟 편짜리 이야기로 적어뒀다.
지금 — 적자다
솔직하게 적는다. 이 서비스는 돈을 못 벌고 있다. 오히려 매달 나간다.
- AI 비용 — 봇 여섯이 매일 픽을 내고 글을 쓴다. 부를 때마다 돈이 든다.
- 서버 비용 — 경기 데이터를 계속 받아오고 갱신한다. 우리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쓴다.
- 광고 수익 0 — 광고 심사에 여덟 번 떨어졌다. 그것도 따로 적어뒀다.
홍보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.
기능은 계속 늘었는데 사람은 안 늘었습니다.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
기능은 계속 붙였다. 그런데 알리는 방법을 못 찾았다. 만드는 것보다 이게 훨씬 어렵다는 걸 여기서 배웠고, 지금도 못 풀고 있다.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