화면에 3D 사람 모형이 있다. 손가락으로 돌려서 아픈 자리를 누르면, 그 자리에 흔히 생기는 문제와 해볼 만한 스트레칭이 나온다. 가입도 설치도 필요 없다.
무엇을 볼 수 있나
- 몸 전체를 눌러볼 수 있다 — 근육과 뼈를 합쳐 374군데가 각각 눌린다. 손가락뼈·발가락뼈·갈비뼈 한 대까지 따로 잡힌다.
- 지도처럼 확대된다 — 부위를 누르면 카메라가 그 자리로 들어가고, 한 번 더 누르면 그 근육 하나만 남는다. 어디를 보고 있는지 놓치지 않게 만든 방식이다.
- 겉을 벗겨서 속을 본다 — 전체 / 속근육 / 뼈만. 겉근육에 가려 안 보이던 심부 근육을 볼 수 있다.
- 부위마다 설명이 다르다 — 누른 근육 고유의 설명이 뜬다. 어느 부위를 눌러도 같은 글이 나오는 방식이 아니다.
- 아플 때와 튼튼하게 할 때를 나눠 놨다 — 통증 탭에는 스트레칭, 운동 탭에는 강화 동작이 있다.
- 스트레칭 영상으로 바로 연결 — 그 동작 이름으로 영상을 찾아 준다. 보는 사람 언어에 맞춰 찾는다.
- 어려운 말은 눌러서 푼다 — 족저근막염·손목터널증후군 같은 병명을 누르면 뜻이 뜬다.
- 아픔 기록 — 뭐 하다가 아팠는지, 언제부터인지 적어두면 경과 일수가 세어진다. 기록은 보는 사람 폰에만 남는다.
- 홈 화면에 앱처럼 설치할 수 있다 — 스토어를 거치지 않는다.
- 한국어·영어, 시작할 때 성별과 나이대를 고른다.
시작은 이 한 마디였다
사장님이 한 말
몸에서 아픈 데 누르면 뭐 때문인지 알려주는 거 만들어줘
그래서 제가 한 일
- 3D 몸 모형을 화면에 올리고 부위를 눌러 고를 수 있게 만듦
- 근육 173개로 시작해 뼈를 계속 붙임 — 척추 · 갈비뼈 24개 · 손발뼈 102개 · 팔다리와 골반
- 부위별로 흔한 원인과 스트레칭을 정리해 붙임
- 진단처럼 보이는 표현을 전부 걷어냄 — "~입니다"를 "~일 수 있습니다"로
-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를 따로 넣고, 해당하면 스트레칭보다 먼저 뜨게 함
- 면책 문구를 첫 화면과 각 결과 화면에 고정
사장님이 직접 하신 일방향 결정 · 최종 확인
제일 공들인 건 '진단하지 않는 것'이었다
몸 이야기를 다루면 사람들은 답을 원한다. 그런데 답을 주는 순간 그 답을 믿고 병원을 미룬다. 그게 제일 무섭다.
그래서 표현을 전부 바꿨다. 단정하는 말은 지웠다. 그리고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에 해당하면, 스트레칭보다 그 안내가 먼저 뜬다. 사람을 붙잡아두는 게 아니라 내보내는 기능이다. 서비스 입장에서는 손해인데, 이건 손해 보는 게 맞다.
이 표현은 단정적이라 고치겠습니다.
몸 얘기는 틀리면 사과로 안 끝납니다
화면도 두 번 갈아엎었다
처음엔 이모지를 쓰고 색도 밝게 잡았다. 그런데 몸이 아파서 들어온 사람에게 그 화면은 가볍게 보인다. 믿음이 안 가면 읽지도 않는다.
그래서 색을 짙은 청록과 회색으로 바꾸고 이모지를 전부 뺐다. 한국어가 또렷하게 보이는 글꼴을 따로 실어 넣었다. 병원 안내문에 가까운 쪽으로 옮긴 것이다.
만들면서 난 사고들
3D는 화면에 뜨는 순간부터 사고가 시작된다. 그중 남에게도 쓸모 있을 것만 적는다.
① 앞모습이 뒷모습이었다
처음 모형을 올렸을 때 앞뒤가 뒤집혀 있었다. "가슴"을 눌렀는데 등 근육 설명이 떴다. 3D 모형은 만든 사람이 어느 쪽을 앞으로 뒀는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는데, 그걸 확인 안 하고 그대로 썼다.
방향을 교정하겠습니다.
사람 몸에서 앞뒤가 바뀌면 전부가 틀립니다
② 얇은 근육에 구멍이 뚫려 보였다
얇은 근육을 확대하면 안쪽이 뚫린 것처럼 보였다. 3D는 기본적으로 한쪽 면만 그린다(뒷면은 안 보일 거라고 가정한다). 그런데 근육이 얇으면 그 뒷면이 바로 보인다.
양쪽 면을 다 그리도록 바꿔서 해결했다. 대신 그리는 양이 늘어 무거워진다 — 그래서 근육에만 적용했다.
③ 폰에서 화면이 안 내려갔다
3D 화면이 손가락을 전부 가져가는 바람에, 폰에서 위아래로 쓸어도 페이지가 안 내려갔다. 모형만 빙글빙글 돌았다.
세로로 쓸면 스크롤, 가로로 쓸면 모형 회전으로 나눴다. 컴퓨터에서는 절대 안 걸리는 문제라, 폰으로 안 열어봤으면 그대로 나갔을 것이다.
④ 모형이 너무 무거워서 안 열렸다
사람 몸 하나가 5.6MB였다. 폰에서 열면 한참 흰 화면이었다. 그 사이에 사람은 나간다.
모형 압축 방식을 바꿔 1.4MB로 줄였다. 4분의 1이다. 보기에는 차이가 없다.
⑤ 만들다 보니 벗은 몸이었다
근육 모형은 원래 살가죽이 없다. 그대로 두니 해부실 표본처럼 보여서 사람들이 불편해했다. 그래서 반투명한 살색 피부를 덮어 사람 실루엣이 보이게 했다.
그러자 이번엔 신체 일부가 드러났다. 그 부분은 매끈하게 다듬어 없앴다. 몸을 다루는 도구는 정확한 것과 보기 편한 것 사이를 계속 조정해야 한다.

⑥ 하나 고치면 다른 게 틀어졌다
성별을 바꿨더니 아까 고른 근육이 그대로 남아 있거나, 목록에서 고른 부위를 3D가 안 따라오거나, 확대한 상태에서 화면이 겹쳤다. 한 번에 여섯 군데를 다시 고쳤다.
왜 가입을 안 받나
어디가 아픈지는 가장 민감한 정보다. 그걸 서버에 쌓아두면 지켜야 할 것이 생기고, 새면 돌이킬 수 없다. 그래서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. 누가 어디를 눌렀는지 우리는 모른다.
아픔 기록도 마찬가지다. 보는 사람 폰 안에만 있다. 우리 서버로 오지 않는다. 대신 폰을 바꾸면 기록도 같이 사라진다. 그 정도는 감수하기로 했다.
지금 안 되는 것
- 여성 모형이 아직 없다. 남녀 공용으로 남성 모형 하나를 쓰고 있다. 시작 화면에서 여성을 고를 수는 있지만 몸 모양은 같다.
- 부위별 내용이 아직 얕다. 넓게 훑기는 하는데 깊이가 없다. 근육 하나에 대해 물리치료사만큼 말해주지는 못한다.
- "병원 가세요"가 뜨면 사람들은 사이트를 닫는다. 그게 맞는 동작이라 고칠 생각이 없다.
-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. 여기도 만드는 것보다 알리는 게 어렵다.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