범불안장애 증상, 걱정이 멈추지 않을 때
아이 귀가가 10분 늦으면 사고 장면부터 떠오르고, 상사가 "잠깐 얘기 좀" 하면 하루 종일 무슨 일인지 곱씹게 되나요. 하나가 해결되면 곧바로 다른 걱정이 그 자리를 채우고요. 걱정할 일이 있어서 걱정하는 게 아니라, 걱정이 먼저 있고 거기 맞는 일을 찾아다니는 느낌. 이런 상태가 몇 달씩 이어진다면 범불안장애를 한번 떠올려볼 만해요.
보통 걱정과 뭐가 다를까
걱정은 누구나 해요. 시험 앞두고, 큰 결정 앞에서 걱정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, 그 일이 지나가면 마음도 같이 풀려요. 범불안장애는 몇 가지가 달라요.
- 대상이 계속 바뀐다 — 건강, 돈, 가족, 일, 사소한 약속까지 걱정이 옮겨 다닌다
- 크기가 일에 비해 크다 — 머리로는 별일 아닌 걸 알면서도 마음이 안 놓인다
- 멈추는 버튼이 없다 — "그만 생각하자" 해도 다시 그 생각으로 돌아온다
- 오래 간다 — 거의 매일, 반년 가까이 이런 날이 더 많았다
몸에 나타나는 증상
범불안장애는 마음의 문제 같지만 몸이 먼저 지치는 경우가 많아요. 늘 긴장한 채로 지내니 몸도 쉴 틈이 없어서예요.
- 어깨, 목, 턱에 힘이 들어가 있고 자주 뻐근하다
- 쉽게 피곤하고,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
-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깬다
- 집중이 잘 안 되고 머릿속이 하얘질 때가 있다
- 사소한 일에 짜증이 난다
- 속이 더부룩하거나 두근거림, 손 떨림이 있다
걱정이 계속되면서 이 중 세 가지 이상이 함께 있다면, 단순히 걱정 많은 성격으로만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.
왜 걱정을 멈추기 어려울까
걱정에는 묘한 착각이 붙어 있어요. 미리 걱정해두면 나쁜 일을 막을 수 있을 것 같고, 걱정을 내려놓으면 무책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요. 그래서 걱정이 힘들면서도 쉽게 손에서 못 놓아요.
또 걱정하는 동안 실제로 해결되는 건 별로 없어요. 같은 장면을 머릿속에서 수십 번 돌려볼 뿐이죠. 이게 반복되면 뇌는 '늘 위험한 상태'에 익숙해져서, 평온한 순간조차 어색하고 불안하게 느끼게 돼요.
걱정을 덜 붙잡는 방법
- 걱정 시간을 따로 정하기 — 하루 15분, 저녁 7시처럼 시간을 정해두고 그때 몰아서 걱정해요. 낮에 걱정이 올라오면 "이건 7시에" 하고 메모만 해두세요. 막상 그 시간이 되면 별것 아니게 느껴지는 것도 많아요.
- 종이에 꺼내 놓기 — 머릿속에서 돌기만 하던 걱정을 글로 적으면 크기가 보여요. 적고 나서 "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"과 "할 수 없는 것"으로 나눠보세요.
- '만약에'를 '그러면'으로 바꾸기 — "만약 잘리면 어떡하지"에서 멈추지 말고 "그러면 나는 이걸 하겠다"까지 이어서 생각해 보세요. 끝이 있는 생각은 덜 무섭습니다.
- 몸부터 풀기 — 숨을 4초 들이쉬고 6초 내쉬기를 몇 번 반복하거나, 어깨에 힘을 꽉 줬다가 툭 풀어보세요. 몸이 풀리면 생각도 조금 느려져요.
- 카페인과 밤 휴대폰 줄이기 — 커피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해서 불안을 키우고, 자기 전 뉴스나 검색은 걱정거리를 새로 던져줘요.
- 확인하는 습관 줄이기 — 걱정될 때마다 검색하고 연락하고 확인하면 그 순간은 편해도 불안은 더 자라요. 한 번에 하나씩, 확인 횟수를 줄여보세요.
병원에 가보면 좋은 때
걱정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, 일이나 공부에 지장이 있거나, 몸 증상 때문에 여러 병원을 다녀봤는데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보세요. 범불안장애는 꽤 흔하고, 상담과 약물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아요. 불안이 어디쯤인지 먼저 확인하고 싶다면 불안장애 자가진단 글도 참고해 보세요.
걱정이 많은 건 그만큼 소중한 게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. 다만 그 걱정이 나를 지키는 대신 갉아먹고 있다면, 이제는 조금 내려놓는 연습을 해도 괜찮아요.
머릿속을 맴도는 걱정을 누구에게 말하기 어렵다면, 이름 없이 적어 내려놓는 방법도 있어요.